DKT 프로젝트 종료 후기

 

회사내 다른 팀으로 옮기게 되면서, 변화된 생각과 시간을들 마무리 합니다. 2024.07.08 ~ 2026.02.27


## 프로그래밍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배운게 없진 않은 시간이었다. 알체라에서 기본기 책들을 머릿속에 쌓아두고, 딩컴 프로젝트에서 응용/적용 해보면서 나의 것으로 습득시키는 과정이었다. 이전까지는 코드 퀄리티는 전혀 만족하지 못하고 항상 포기하던 것이었는데 현재 팀에 와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익혔다. 기대만큼 “새로”만든 것들이 많진 않았지만 위안을 삼았다.

그 시간이 오래가진 않았다. 새로운 개발 공부를 배우는 것도 뒷전이 된지 오래다. 무언갈 소화시키느라 여력이 없었나? 그건 아니지만, 프로젝트에 여유가 없었나? 그것도 아니다. 업무가 물밀듯이 밀려오거나 공부를 할 수 없는 분위기도 전혀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마음의 여유와 회피가 아니었을까. 이런저런 책을 읽으려고 시도해보다가 번번히 실패했다.

이 상황에 눈이 뜨인 것은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나서부터다. 다른 팀을 겪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해보면서 나의 무력감과 능력에 대해 공포감이 물밀듯 닥쳐왔다. 어느덧 미들로서 인정을 받고 실력을 보여줘야 하지만 스스로가 너무 초라해보였다. 내가 원하는 능력치에 비해 나는 너무 작았다. AI를 이용해 몇배의 생산성을 가지는 것을 보며 시대의 변화를 격세지감 했다. 생산성이외에도 다른 장르의 지식을 배우는 허들이 엄청나게 낮아졌었다.

이제는 내가 원래 만들어내던 생산성은 AI로 교체하고 그 만큼의 여유 시간을 새로 배우는 곳에 써야한다. 뾰족한 점 만큼 다른 능력치들을 비슷한 수준까지 채우고 다시 뾰족함을 만들고 무한히 반복한다. 어떻게든 발버둥 쳐야한다. 코드 베이스를 단단히 쌓아놓고 언제든 재활용할 수 있게 꺼내야 한다.

프로젝트

내가 만든 것들은 모두 거품이자 헛수고가 됐다. 내가 만든 것들 뿐만 아니라 모두가 만든 것도… 당연히 게임 개발은 한번에 지름길을 찾을 수도 없고 찾았더라도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1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헤매고, 그 과정 중 소심한 반항만을 할 뿐 운명을 벗어날 순 없었다. 동료들과 우리는 망했다면서 한탄하고 절망에 빠질 분 무력했다.

강력한 개인이 있다면 집단을 초월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그건 또 아닌가보다. 강력한 개인을 믿어줄 수 있는 상황과 주변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단단한 집단이 됐어야 했다. 하지만 집단이 클수록 개개인의 관리는 더욱 안된다. 결국 프로세스 이전에 개인이 모인 집단이다. 개인의 원초적 동기와 이해가 먼저다. 게임은 무능한 개인들을 프로세스와 조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닌가보다.

동료 개발자가 말했다. 일주일 안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영영 해결하지 못할 거라고, 풀 수 없어 도망친 것을 미룬 것일 뿐 때가 오면 어떻게든 될거라고 믿은 사람들이 바보였다. 파트리더와 CTO님께 부끄러웠다. 무언갈 하긴 했지만, 나 스스로도 결과물이 하나도 없을 뿐더러 성장하는 시간이 전혀 아니었던 것 같다.

마인드

그래도 이전 회사에서 겪었던 문제를 되풀이 하거나, 성장이 아예 멈춘 시간은 아니었다. 덕에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가진 것들을 소화시키는 시간은 충분히 됐으니까. 다시 달릴때가 됐다. AI의 바람을 힘입어서 프로그래밍 대신에 다른 곳에 시간을 훨씬 많이 쓸 수 있다. 이리저리 치여 살았으면 눈을 빨리 뜨진 못했을 것이다. 열리고 유연한 마음으로 AI 시대를 받아들였다. 다른 사람들보다 아주 살짝 빠른 것 같다.

걱정되는 것은 게임을 만드는 행위를 까먹은 것 같다. 게임을 만드는 행위가 너무 즐거웠었는데(게임 프로그래머로 된 것에 신이나서 그런 것이 아니라), 딩컴 프로젝트에서는 게임을 만들었나? 싶을저도로 무력했다. 외주를 하는 것 마냥 슬랙과 먼데이에서 티켓을 가져가 처리할 뿐 게임만드는 과정엔 하나도 참여하지 않은 것 만 같다. 실제로 결과물도 다 날아갔고…

무언가 만든다는 행위를 잊어버리니까. 이 회사에 있는 것 자체에 현타가 왔다. 분명 전에는 안그랬던 것 같은데, 아직 팀을 벗어난지 얼마 안돼서? 아니면 이 업무에 익숙해져 버려서? 새로운 팀에서 만드는 게임의 팬이 아니어서? 아니면 규모가 있는 조직에선 어쩔 수 없는 거려나? 아니면 적응하고 변하면 되는걸까? 혼란스럽다. 게임을 만들고 싶다. 찾고 싶다.

팀을 옮긴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조직에서 나에게 기대하는 바와 달리 다시 팀을 옮기게 될 때의 시선이 두렵다. 그렇다고 내가 여기에 계속 있을 만한 상황인지도 잘 모르겠다. 조직의 리더에게 지금 내 상황을 공유해야 할지 아니면 참아야 할지. 아니면 회사는 원래 그런거니까 참고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내 열망을 채워야 하는 걸까? 아니면 완전히 조직을 벗어나서 리프레쉬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

당장은 어찌할지 모르겠어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어떻게든 시작한 다음에 변화를 보고 다음 액션을 취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