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우 나이트 실크송 리뷰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약칭 실크송)을 플레이하고 분석한 글입니다.


매트로배니아의 정수

다채로워진 움직임과 강력해진 적들, 수많은 도구가 만들어 내는 무한한 가능성을 전투는 매우 재밌었다. 플레이어는 경험과 강함이 거듭될 수록 아름다운 세계를 넓혀나갔다. 매트로배니아의 정수인 실크송은 말한다. “이기거나 탐험하거나”. 플레이어는 견딜 수 없는 적이 나타날 때까지 싸우면 된다. 만약 을 마주했다면, 미련 없이 탐험을 나서면 된다. 이후 강해진 스스로와 새로운 전투 스타일로 벽을 부숴버리면 된다. 꼭 필요한 이동기를 제외하면, 플레이어를 막는 요소는 매우 적다. 호승심과 호기심을 품에 담은 채 세상을 확장시키는 것이 끝이다. 챕터를 확장시킬 수록 새로운 이동기로 월드 전체를 탐험하는 백트래킹을 철저히 지켰다. 이동 기술이 많아진 만큼 플랫폼은 훨씬 재밌고 도전적인 경로가 많다.

공허의 기사와 실크송

초반에 잡을 수 없는 보스들을 배치하면서, 벽에 막혔을 때 우회하거나, 탐험을 통해 더욱 강해지는 것을 훨씬 유도했다. 전작에서 참(charm)을 교체하지 않고 싸운다거나, 플레이어의 전투 스타일이 굳어지고, 교체의 불편함을 문양으로 해결했다. 각 문양은 특색있는 경험과 스타일을 유도한다.

늘어난 이동기술 가짓수와 체공 시간 / 이동 속도와 모션 등 이전에 비해 경쾌하고 빠른 움직임을 가졌다. 스타일리쉬한 전투는 빠른 공방만으로도 신나고, 흥분되는 몰입이었다. 특히 레이스와의 첫 만남은 정말 펜싱을 하는 듯 했다. 적들이 강해진 만큼 편의성을 개선한 것도 체감됐다. 체감으로 찾은 아래 변화만 해도, 활용하느냐에 따라 보스를 웃도는 난이도 개편이라고 느꼈다. 공중에서 실크 감기, 실크 감기시 체력 3칸 회복, 고치 되찾기시 실크가 모두 회복, 패링 판정 향상, 움직이면서 공격 가능, 공격 넉백 감소

이전에 비해 목적지를 잃은 방황은 거의 없었다. 챕터가 바뀌기 전에는 갈 수 없는 곳은 현저히 적었고, 언제나 가야할 곳이 쌓여있었다. 혹여나 막막할 때는 퀘스트가 새로운 곳으로 이끌었다. 색다르고 자유도가 넘치는 세계는 공허의 기사에서 가졌던 분위기를 더 이끌어냈다.

난이도

매트로배니아를 경험한 마니아에게는 적절하거나 조금 도전적인 난이도로 느껴졌다. 패드로 아랫 공격을 완벽히 컨트롤하지 못해서 위험에 빠진 적이 많았다. 극 초반인데도 완전 무적(상태로 이동)인 몬스터가 배치되어 있거나, 2칸씩 까이는 마그마 지형이 극 초반에는 불합리하다고 느껴질 수 있었다.

돈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다. 모든 필드 몬스터에서 묵주가 드랍되지 않고, 초반 적에게서 드랍되는 양도 많지 않다. 의자 구매에도 묵주가 필요해서 게임 후반부까지 돈이 넉넉했던 적이 많이 없다. 돈을 많이 가진 상황에서 크게 잃은 경험도 거의 없고, 플레이 성향도 진득하게 했던 터라 빠르게 플레이를 했더라면 돈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느꼈을 것 같다.

도구라는 수단이 생기고, 여러 문양을 바꿔서 플레이 해야되는 만큼 익숙한 무기로 익숙한 방식대로 전투하기 어렵다. 단일화된 전투 방식은 분명히 한계를 마주하게 되고, 새로운 문양과 도구에 강제로 익숙해져야 한다. 이런 유연한 전투 전환은 컨트롤이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들에게 어렵다고 느껴질 수 있다. 특히나 가면 조각과 실타래 조각은 게임 전체(3장)까지 전체에 나뉘어져 있다. 정작 가면이 가장 시급한 초반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후반부에는 넉넉하다.

아트와 서사

단순한 캐릭터와 대조되는 디테일을 가진 배경은 탐험하는 내내 월드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그만큼 캐릭터는 높은 품질의 애니메이션을 가졌다. 부드럽고 깔끔한 모션은 너무나 좋아서 새로운 스킬을 얻고 움직일 때마다 그 자체로 너무 신나는 경험이었다. 밝은 숲과, 우중충한 도시, 종으로 가득한 마을 등등 여러 장소를 특색에 맞춰서 잘 준비했다. 각 장소는 지형에 따라 다른 색채와 효과들이 어우러져 해당 지역이 주는 분위기를 온전히 전달했다.

사운드는 더욱 극적인 효과를 느꼈다. 팔룸의 방직자들을 향하는 순례자/성직자/성가대 등등 종교 분위기 강하다. 그만큼 근엄하고 장엄한 현악, 관악기를 사용한 실제 악기 기반의 소리들이 나를 압도했다. 대조되는 어두운 분위기에서는 더욱 어둡고, 음침한 사운드 트랙이 배경과 함께 캐릭터를 집어삼켰다.

실크와 방직자를 잘 엮어서, 서사를 풀어내는 것이 어려운 장르임에도 잘해냈다. 심층부로 갈수록 실크에 의해 저주받은 신도들과 더욱 많이 떨어지는 묵주, 광신도 들이 세계의 상황과 몰입을 더욱 유도했다. 연주를 활용한 방직도시의 해제와 안개 스테이지는 활용과 서사 전달이 탁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