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영화 ‘걸어도 걸어도’를 보고 쓰는 감상 리뷰입니다.
걸어도 걸어도는 가족과 관계에 대한 영화라고 느꼈다. 영화를 다보고 난 뒤, 다시금 제목을 곱씹게 됐다. 뛰지 않아도 닿을 듯 가까운 거리; 걸어도 걸어도 잡히지 않는 그 거리감이 떠오른다. 이미 떠나간 가족은 돌아오지 않다는걸 알면서도 묘비를 향해 걸어가며 그리움을 달랜다. 묘비와 바다를 향한 발걸음은 여느덧 다르지 않지만 왠지 더 무겁게 느껴진다.
뭉툭한 감정이 피어올랐다. 다큐멘터리처럼 담백하고, 잔잔한 분위기였다. 맏형의 죽음이라는 사건을 시작으로, 이렇다 할 큰 사건 없이도 영화는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가족이기에 서슴없이 내뱉은 말들에서 생겨난 갈등, 그리고 인물들의 감정선과 생활 속 소음만으로도 마음이 아려온다. 가슴이 아릴듯 사무치게도 그리우면서도 가까이 있는 가족들은 아는듯 모르는듯 소중함을 잃어간다.
누구든 가족만큼은 가깝고, 잘 안다고 생각한다. 태어날 때부터 함께인 존재이기에, 그 관계는 특별하기보단 익숙함에 묻혀 당연하게 느껴진다. 그 당연함이 때문에 자연스레 표현은 줄고, 감사로 미뤄진다. 거리와 현실의 바쁨을 핑계로 뒤로 미룬채 살다가 잃은 이후에서야 후회한다. 가족 만큼 든든한 나의 편이자 언제든 돌아갈 아늑한 집이 있다는건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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