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2021.05.08 ~ 2021.05.11, 2021.05.11

다양한 주제의 짧막한 칼럼의 연속이 지루함과 피곤에 빠지기도 전에 페이지를 넘겼다. 사건을 비판하는 칼럼은 단어 하나하나 읽어가며 집중해서 읽었다. 평소에 내가 읽던 글과 결이 비슷하다. 책을 읽음과 동시에 머리 반대편에서는 생각을 떠올리고 정리했다. 그런 결을 유지하며 읽기에는 너무 쓰다. 좋은 약이 입에 쓰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쓰면 쓸수록 달콤한 디저트로 입 안을 재빠르게 정리하며, 쓴맛을 감상할 여운조차 후다닥 치운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난 일을 부드럽게 전개하다 무심하게 떠오른 생각을 재밌게 던진다. 고작 한줄이 명언이 가슴속 깊이 박히듯, 그 생각이 더 많은 고뇌와 여운을 즐기게 해주는 것 같다. 글의 길이가 길지 않은 칼럼의 특성상 의견을 표출하지 않고, 툭 던진 이슈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슈를 독자에게 던질 때 잔잔하게 읽히던 부분들이 끝맺게 함으로서 글이 깔끔해진다.

매끄러운 문장의 흐름과 맵게 들어오는 가볍지 않은 질문과 칼럼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했다. 칼럼마다 문체와 분위기도 바뀌며, 익살스러운 몇 문장은 빠르고 오르락 내리락하는 롤러코스터에 재미를 더해준다. 글로 사람을 웃기게 하다니 대단하다. 소설이 글을 이렇게 빠르게 읽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재밌었다.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감탄했던 점은 글을 정말 잘쓴다는 것이다. 책을 많이 읽었지만, 이 책의 어떤점이 문장을 스르륵 넘기게하는지 감이 안온다. 그래도 처음 읽는거니 책의 내용을 읽고 싶어서, 글의 스타일이나 문장에 주의를 많이 두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분석하고 싶은 호기심이 계속 생겼다. 글 하나로 독자를 사로잡는 저자의 매력이 부럽다.

나도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을 날짜와 함께 정리하고 써봐야겠다. 떠다니던 생각의 파편들을 그때그때 따로 들여보기만 하고, 파편들을 모아서 생각의 조형물을 만드는 힘은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