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민랩 입사 1년차 리뷰 - 프로젝트

 

회사 5민랩을 1년동안 다니며 쌓인 생각을 개인적으로 정리합니다. 이글은 포스트 모템 중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입니다.


커뮤니케이션과 태스크 매니지먼트

바텀업과 높은 커뮤니케이션 수준, 적극적인 태도를 가진 팀원들이다. 하지만 이터레이션을 내가 생각하는 것 만큼 빠르게 돌지 못한다. 인원과 팀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으면 일의 전달하는데 지장을 겪는다. 적극적인 만큼 슬랙에 올라오는 메세지의 양도 많다. 메세지의 파도 속에서 태스크 관리를 신경쓰지 않으면 정보와 맥락이 휘발된다.
필연적으로 프로세스의 복잡도와 진입 장벽이 생겨졌다. 그래도 팀은 선택해야한다. 빠른 속도와 정보의 휘발, 혹은 이터레이션의 지연과 맥락 전달의 무게추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고 느꼈다. 이도저도 아닌 둘의 단점만 가져간게 지금의 방식이다. 심지어 방식과 구성원의 마인드 셋이 일치되지 못해서 더욱 단점을 강화시켰다.

체계화된 툴

팀과 상관없이 회사에서 쌓아온 슬랫 봇들과 인하우스 툴에 감탄했다. 이전 회사에서 구현하면서 겪은 크고/작은 문제들이 더 큰 회사다 보니까 이미 경험했거나 문제를 풀어냈다. 문제와 상관없이 협업에 윤활유가 되는 툴과 봇이 사내에서 유지,개발되고 있다. 작고 사소하지만 이런 것들이 퍼포먼스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

포스트모템 문화

마일스톤이 끝날 때마다 개인 / 파트 / 리드 / 팀 순차적으로 지난 마일스톤에 대해 회고하고 공유한다. 형식적 프로세스보다 기간 동안의 성과와 개발 방식에 대해 팀원들의 진지한 피드백이 아주 반가웠다. 당연히 맞는말과 가능한 것들로만 있지 않으니까. 모두 수행하진 못한다. ‘반성과 개선의 시도’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팀이 혼란에 빠지더라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믿는다. 진심이 아니면 나오지 않을 것이고, 걱정&응원한다는 것을 포스트 모뎀 때마다 느낀다.

접근 권한의 벽

작은 회사와 팀에서는 자리가 멀지 않으니 헤드셋을 벗으면 팀의 상황을 어느 수준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팀의 규모가 훨씬 커졌다. 여러 전문가가 존재하고, 각자가 맡는 일의 범위는 더욱 좁고 전문적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파트와 맞닿는 면적과 기회가 더 적어졌다. 지금은 물리적인 거리가 너무 멀다. 다른 파트의 얘기를 듣고 상황을 파악할 기회가 없다. 본질적인 문제는 이것이 아니다. 파트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을 때, 파트간 가상의 벽이 있기 때문에 원인/과정을 전혀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심지어 파트장님도 해결할 수 없다. 문제의 결과만을 보고 떠오르는 여러 원인의 실마리를 추론해야된다. 이 과정이 내가 느낀 것이 아니라 단편적인 모습을 보고 이렇지 않을까? 하고 약간의 상상이 가미된다. 내가 다룰 수 없는 문제를 맞닦드려서 무력감을 느낀다.

바텀업와 생각의 동기화

높은 수준의 바텀이 있다면, 탑다운보다 낫다고 오만하게도 확신(상상)했었다. 나는 프로그래밍이든 개발이든 꽤 잘한다고 생각했다. 나와 비슷하거나 더 잘하는 사람들이 뭉친다면 당연히 탑다운보다 훨씬 빠르고 질좋게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히려 더 중요했던 것은 팀이 커지면 커질수록 뛰어나고 헌신적인 개개인보다 팀 전체의 동기화라고 느낀다. 높은 비중의 비용이 서로의 생각이 맞는지, 일의 결정을 주저하고 확신하는데 개발하는 것 보다 더 쓰인다고 느꼈다. 잘못된 동기화, 결정, 디렉션에서 팀의 사기가 꺾이고, 생각의 동기가 어긋나기 시작한다. 이것이 큰 팀에서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현상이라면, 바텀 업 개발방식은 완전히 뒤집어져야 한다. 이떄부터 팀은 수동적이게 되며, 훨씬 디렉션 드리븐해야 한다. 두 방식의 차이점은 큰 디렉션 없이 개개인의 아이디어와 생각이 팀 전체의 생각을 대변하는 거여서 일종의 집단 유기체 blob처럼 작동하지만, 디렉션 드리븐은 폭포처럼 떨어지는 디렉션이 여러 계층을 거치며 아래까지 손실율을 줄이는데 온신경을 써야한다. 탑다운이 가능하고 회사차원의 문화에도 더 맞았다면 진작에 탑다운위주로 했을텐데, 애초에 못하니까 바텀업으로 진행할 수 밖에 없다. 앞으로 팀은 더 커져야하고 지금의 동기화 상태도 문제를 찾고 바로잡아야 하는데, 타운홀 미팅과 워크샵으로도 마땅히 팀이 맞아진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뭘 할 수 있는데?

지금 회사에 너무 만족 중이고, 현재 예상 중인 프로젝트 완료 기간까지는 있고 싶다. 팀을 개선시키기 위해서 가장 문제라고 느끼는 곳은 마땅히 할 수 있는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겪을 수 있는 것이 있기 떄문에 그것이라도 해볼까 한다.

  • 팀과 문화를 심도있게 분석해보기
  • 문제라고 느끼는 현상에 대해 깊이 고찰해보기(단순히 불평불만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 다양한 장르의 일 해보기; 다양한 사람들과 경험을 나눠보며 시야 넓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