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작별인사
를 읽고 쓰는 서평입니다.
역대급 책이었다. 여러 화두가 던져졌을 때 ‘아 이건 답이 없는거야, 이렇게 가다간 끝도 없어’로 대충 끝 맺었던 생각들을 이야기로 잘 풀어냈다는 점에서 정말 감탄했다. 답을 정하려 하거나, 장황하게 설명하면 늘어질 수 있는 주제를 간소화하여 쉴새없이 휘몰아쳐서 어려운 얘기들임에도 지루할 틈 없이 읽었다. 인간과 아주 유사한 기계를 설정하고, 인간에게 묻는 것이나 다름 없는 질문을 던져 부담감이 덜느껴졌다. 독자를 한발짝 떨어트릴 수 있게 소재를 다루는 것이 탁월했다.
비단 독서는 작가를 간접경험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 작가의 뇌에 들어갔다 나온 듯한 느낌이 든다. 왜 작별인사 일까. 인물들이 다음을 기약하고 우정을 기리며, 삶을 떠나가기전 인사하는 것이 휴머노이드를 벗어나 인간과도 같기 떄문처럼 느껴졌다. 책 속에서 던지는 죽음과 삶의 희미한 경계에서 작별인사의 인물들은 선을 넘나든다. 번식이라는 본능을 프로그래밍된 인간과 기계로서의 역할을 본능을 주어진 휴머노이드가 본능을 마주하는 장면은 결연하다고 느껴졌다.
경계, 고통, 지성, 육체, 유한, 번식, 의미, 가치 등등 읽으면서 많은 단어가 떠올랐다. 독자를 철이로 책속에 두고, 존재와 관련된 질문의 폭풍을 마주시킨다. 폭풍을 마주할때 ‘아 진짜 어렵다.’라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이런 고민을 해야 인생이지라고 희열을 느껴지는 건 나만 그런 것일까.
소설의 모습을 가장하고 있지만, 읽는동안 삶의 의미와 형태를 질문 받으며 철학의 강이란 심상에 빠졌다. 재밌지만 무거운 최고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