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여행의 이유

 

-김영하-

2020.10.10 ~ 2020.10.10, 2020.10.11


여행이란 단어가 주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봤다. 연상된 것은 반복된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체험을 하고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행은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다른 곳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것 이란 점을 깨달았다. 어디를 가더라도 결국에 찾게 되는 것은 자신의 집이며, 익숙하고 편한 곳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생각하곤 한다.

다른 곳을 여행하면 내가 봤던 것과 특별히 다르지 않을 때가 있다. 새로운 나라에 가서 보는 풍경, 서울에서 봐왔던 빌딩과 똑같이 생긴 건물들, 각자목적에 맞춰 바삐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나의 일상과 다르지 않다. 물론 단순히 않다고 할수는 없다. 여행을 간 시점부터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며, 일상에서 잘 일어나는 이들이 아닌 어떤 사고와 상황이 생길지 모르는 상태다. 그곳에서 나는 일반인이 아닌 여행자 가 된다.

나한테 여행은 새로운 시야와 경험을 하러가는 것이 아닌, 일상에서 벗어난 휴식 인 것 같다. 여행을 가면 시간을 알차게 쓰고, 미리 다 계획해서 기볼 곳을 정해 일정대로 빡하게 돌아다녔다. 훈련소도 갔다오고, 굳이 해외가 아닌 국내여행도 몇번 다녀보니 지금 나에겐 다른 곳을 구경하는 것보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시간.

해야할 일과 마음속에서 나오는 조바심이 항상 일상과 공존한다. 회사로 출근하는 40분마저 아까워 책을 읽는다. 회사에서는 빨리 일을 끝내고 자기계발을 할 시간을 만든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는 책상앞에서 하염없이 모니터를 바라보며 성장할 욕구에 사로잡힌 손과 머리를 움직인다. 돈과 성장 꿈에 치이는 나는 주말에는 휴식이라는 핑계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죽이며 “나는 잘 쉬었어”라고 자위한다. 사호의 분위기와 흐름에 세뇌, 미디어의 유혹에 사로잡힌 나는 정작 핑계를 대지 않으면 의지를 잃는 “어른”이 됐다. 진정 스스로를 돌아보고 쉴수있는 핑계를 여행 으로 만들면 어떨까. “다시돌아온 집에서 더욱 포기하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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